▲ SK증권 안산지점 조선기 지점장

세상 사 온갖 잡다한 생각과 소식에 번민하는 우리는 늘 후회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굳이 철학적 변주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현재의 나를 속박하고 구속하는 좋지 않은 일들은 과거의 어느 때 스스로 저지른 일의 응보일 따름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상에서의 후회는 대개 게으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 급할 것 없다는 판단으로 혹은 잠시 뒤에 하면 되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미뤄뒀던 일이 나중에 발목을 잡는 꼴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민첩한 행동과 빠른 의사결정이 느린 것보다는 나중 후회할 확률이 오히려 적다.

더불어 굼뜬 행동 역시 바람직스럽지 않다. 모름지기 일상생활에서는 민첩한 행동과 신중한 말이 필요한데 일찍이 공자는 논어 학이편에서 ‘민어사이신어언(敏於事而愼於言)’라고 말 한 바 있다. ‘일에는 민첩하고 말에는 신중하라’는 의미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일상생활과는 달리 다소 굼뜬 의사결정과 행동이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정신차릴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는 선제적 대응보다는 상황이 어느 정도 벌어진 이후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이다.

주식시장을 추동하는 것은 결국 거대한 개인의 힘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그저 그 거대한 힘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한다. 기관과 외국인이 물꼬를 트고 그 물꼬가 개인의 힘에 의해 더욱 확대될 때 비로소 추세가 된다. 개인 스스로 물꼬를 틀 수는 없다. 따라서 정보와 자금면에서 열세일 수 밖에 없는 개인은 대세에 순응하고 대세를 추종하는 것이 주식시장에서의 적절한 생존전략이다.

간혹 선제적 대응을 말하는 이가 있다. 선제적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기 이전에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인데 이것은 정보획득의 신속성이라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슈퍼컴퓨터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계인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선제적 대응이 아닌 추세적 대응이 최선의 전략이다.

SK증권 안산지점 조선기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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