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헤드윅' 프레스콜에서 조승우가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배우로서 '헤드윅'은 도전과 장애물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제가 어떻게 변할까 기대감이 있었죠."

뮤지컬스타 조승우(33)는 11일 '헤드윅' 프레스콜에서 6년 만에 '조드윅'으로 돌아온 것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2005년 '헤드윅' 한국 초연 당시 오리지널 캐스트인 조승우는 2006~2007년 시즌3에도 출연했다. '헤드윅'을 국내에 뿌리내리게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킬 앤 하이드' '닥터 지바고' '맨 오브 라만차' '조로' 등의 뮤지컬에 출연하며 톱 뮤지컬스타로 거듭났다. 최근 자신의 첫 TV드라마 '마의' 출연 이후 '헤드윅'으로 뮤지컬에 복귀하게 됐다.

조승우는 뮤지컬배우 겸 탤런트 오만석(38)과 박건형(36)이 타이틀로 나선 지난해 '헤드윅'에 출연하려 했으나 '마의' 때문에 불발됐다. 지난해 말 '마의'로 대상을 거머쥔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뮤지컬 무대가 그립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에는 진심이었어요. 하하하. '헤드윅'을 선택한 이유는 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무대 위에서 틀에 얽매이지 않고 놀아보고 싶었습니다. 끝이 예쁜 이야기지만 중간에는 마음껏 놀 수 있는 것이 '헤드윅'이에요. 음악과 함께 불살라 줄 수 있는 파워있는 작품이죠. 그래서 주저 없이 '마의'를 끝내고 '헤드윅'에 출연하게 됐죠."

'헤드윅'에 대해 전혀 모르고 초연 무대에 섰다. "록 음악도 하나도 몰랐어요. '너바나'도 모르고 시작한 공연이었습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무모하다 싶을 정도죠. 아무 생각 없이 했어요."

세번째 출연하다보니 '헤드윅'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됐다. "트랜스젠더가 공산주의 국가에서 기구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남녀의 조건을 떠나 한 사람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안 보였던 것들, 찾지 못한 것들, 즉 사람 대 사람 사이의 감정 표출이 보였습니다. 굳이 연습이나 연구를 하지 않았어요."

세월이 지나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설명이다. "뮤지컬 '렌트'도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적응을 못했어요. '헤드윅'도 마찬가지로 적응을 못했죠. 근데 이제는 노래도 따라부르고 같이 웃고 울고 그래요. 그것처럼 저도 인물에 적응하는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렇습니다."

여자 분장이 어색하지 않다. "헤어와 메이크업의 콘셉트를 잡을 때, (여러 의상) 스크랩을 많이 했어요. 여러가지 옷을 찾아봤고 그래서 나온 옷이 이 옷(올인원 의상)이에요. 예쁜 옷을 계속 찾아보게 됐고, (의상팀에게) 참조하라고 여러 벌 보내기도 했어요. 다리 모으고 있는 것도 힘드네요."

세 번째로 '헤드윅'에 출연하게 된 조승우는 이번 무대는 "메시지나 주제를 관객들에게 맡기는 프리스타일 공연"으로 선보이겠다고 알렸다. "공연이 매번 다를 거예요. 한달 전에 대본을 수정했는데 이후로는 한 번도 보지 않았어요. 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념할 것은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헤드윅'은 (관객들) 당신이에요.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지만 같이 웃고 울고 떠들고, 박수치다 보면 결국 시작점은 당신에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전형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극에 공감하고 있는 당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탤런트 겸 뮤지컬배우 송창의(34)도 2005~2006년 시즌2와 2009~2010년 시즌5에 이어 3년 만에 헤드윅을 맡는다. 신예 손승원(23)이 조승우, 송창의와 함께 헤드윅 역으로 트리플캐스팅됐다.

조승우처럼 이번이 역세 3번째 무대인 송창의는 "이번에 '헤드윅'을 하면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어요. 공감하기 힘든 인물이지만 따뜻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여덟번째 시즌을 맞는 이 뮤지컬의 역대 최연소 헤드윅인 손승원은 "쟁쟁한 선배님들과 같이 하게 돼 부담이 되고 걱정이 된다"면서도 "형들이랑 해서 도움이 돼요. 무섭고 떨리지만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라고 다짐했다.

헤드윅의 남편이자 '앵그리 인치' 밴드의 백보컬인 '이츠학' 역은 뮤지컬배우 구민진, 조진아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헤드윅'을 처음 한국에 상륙시킨 이지나 연출이 이번 시즌을 지휘한다. 조승우와 송창의 역시 그녀가 연출하는 무대에 올랐다. 9월8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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