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의 한 패스트푸드점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 성황을 이루고 있다.(사진=SBS 방송화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햄버거·외제차 등 서구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즈(FT)는 2일 최근 5일간 평양을 다녀온 사이먼 먼디 서울특파원의 르포 기사를 통해 북한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민간경제의 실상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평양에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주민과 폭스바겐·BMW같은 외제차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 주민들은 주로 중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소매가 200달러부터 시작하는 자국산 스마트폰으로 대부분 대체됐다.

아직까지 평양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자동차는 한국의 통일교 그룹과 합작으로 만든 ‘평화자동’차이지만 일본차와 폭스바겐, 벤츠, BMW 등도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차례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는 평양의 문수놀이장에서는 북한돈 1만원(약 76달러)짜리 햄버거가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노동자 한 달 월급이 3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만원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다.

뿐만 아니라 문수놀이장의 입장료는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의 7~8배에 해당하는 2만원에 책정돼 있다. 물놀이장에 들어가 햄버거 한 개를 사먹으면 1년치 연봉을 훌쩍 쓰고 나오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수물놀이장을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은 비싼 가격에 크게 동요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물놀이장을 찾은 수백 명의 인파가 정가를 다 내고 들어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이 시설은 북한에서도 민간경제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 사회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변화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은 ‘김 씨 왕조에 대한 개인숭배’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먼디 특파원은 "평양시내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친인 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고 김일성 주석의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라며 "주민들은 또 이들의 사진이 새겨진 배지를 늘 가슴에 달고 다닌다"고 3대째 세습되고 있는 북한의 개인숭배 문화를 묘사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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