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급증에 경쟁 격화…올해만 매물 10여개 쏟아져

▲ 공차 매장 모습.(사진=김대희 기자)

어려운 경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듯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만 10여개에 달할 정도로 업종을 불문하고 힘든 모습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지난 2008년과 비교해 두 배가량 늘어난 20만개에 육박하고 이 중 70%가 외식업에 집중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몇 년 전부터 중·소규모 프랜차이즈기업의 인수합병(M&A) 사례가 늘고 있다. 신규 출점 등 사세 확장이 불가능하거나 자금압박을 이기지 못해 매각을 선택하는 가맹본사가 넘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수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한계 상황에 이른 중소 프랜차이즈 기업을 중심으로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인수합병은 가맹본사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경영으로 가맹점에게 이익을 주기도 하지만 ‘먹튀’나 거품 몸값 등 논란도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M&A를 악용하는 기업들은 프랜차이즈 인수 이후 가맹점포를 무리하게 늘려 신규 개설 수익을 챙긴다. 이후 몸값을 부풀려 되팔아 또다시 매각차익을 챙기는 것이 수법”이라며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자칫 재계약서 작성을 꼼꼼히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새 주인 찾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개인사업자가 창업한 한우전문 체인인 창고43이 점포확장을 위한 추가 투자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각에 나섰다. 씨티벤처캐피털인터내셔널(CVCI)과 인수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 서울 여의도 본점 외에 수도권에 다섯 곳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250개의 점포로 한 때 눈에 띄게 많이 보였던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 운영업체인 태창파로스가 최근 공개매각을 선언했다. 레스토랑 체인인 뉴욕뉴욕과 46개의 한식전문점 불고기브라더스를 운영하는 이티앤제우스도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 현대백화점 계열 빵집 프랜차이즈인 베즐리도 현재 매각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12년 공차코리아라는 별도 법인으로 국내에 진출한 대만 차브랜드인 공차가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차는 개설 2년만인 지난 8월 전국 235개 매장을 내는 등 급성장해지만 점포 관리에 어려움도 없지 않음을 나타낸다.

업계에 따르면 공차코리아는 충정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으로 현재 사모펀드 운용사와 알려지지 않은 업체 두 곳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참여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외식사업체인 매드포갈릭이 올해 초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자가 없어 투자 유치로 방향을 돌렸다.

▲ (위)할리스커피와 (아래)버거킹 매장 모습.(사진=김대희 기자)

○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M&A에 매물 낚는 사모펀드

최근엔 사모펀드(PEF)가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장에 나온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대부분 사모펀드가 사들인 것이다. 지난 2011년 놀부NBG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데 이어 할리스커피와 제너시스의 BHC치킨도 사모펀드 매각이 결정됐다. 최근에는 KFC 매각이 완료됐으며 공차코리아 매각설에 프랜차이즈 M&A시장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27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의 자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는 사모펀드인 CVC 캐피탈 파트너스와 KFC 사업을 하고 있는 에스알에스코리아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양사는 지난 5월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최종 매각 대금은 계약 당시 금액과 변동 없는 1000억원이다. 디아피홀딩스㈜는 지난 2012년 11월 에스알에스코리아의 버거킹 사업부문을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1100억 원에 매각한 바 있다.

버거킹과 할리스의 예를 보면 버거킹을 인수한 보고펀드는 두산그룹의 소극적 경영과 달리 문영주 미스터피자 대표를 영입하고 매장을 확대하면서 배달 서비스도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사모펀드인 IMM PE를 만나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과 강남 밀집 지역 등에 대형 매장을 잇달아 개설했다. 현재 400곳의 매장을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 치열한 경쟁-지속된 경기불황에 무너져

이처럼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이 늘어난 이유로 내수 불황과 맞물린 치열한 경쟁이 손꼽히고 있다. 특히 급격히 매장이 늘면서 경쟁도 심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등록된 브랜드 수는 3528개(2013년 12월 기준), 가맹본부 수는 2830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본부를 업종별로 보면 외식 기업이 1985개로 70.1%를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외식 프랜차이즈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시장의 재편과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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