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의 경영전략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주일새 2건의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외신들에 따르면 24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콰이어트사이드는 500여개 유통망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전개 중인 회사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14일 미국의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약 2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M&A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의 M&A 실적은 2007년과 2009년, 2010년에는 각각 1건씩에 불과했고, 2008년에는 아예 전무했다. 2011년에도 3곳, 2012년과 2013년엔 각각 5건, 6건의 M&A를 진행하며 7년간 총 21건 M&A를 단행했다.

일례로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진행된 M&A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구글이 32건, 애플이 29건의 M&A를 진행한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앱 서비스 개발업체 셀비(SELBY)의 인적자산 인수를 시작으로 이번 스마트싱스와 콰이어트사이드까지 넉 달간 총 3건의 M&A를 발표했다.

이처럼 삼성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신사업 분야에서 신속하게 경쟁력을 갖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는 인력을 양성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시스템 보다는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시장에 더욱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갈수록 하향세를 그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이 부회장의 M&A 시도는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근 들어 그룹 내 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챙기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달 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중국 난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광둥성에서 후춘화 광둥성위원회 서기와 면담을 갖고 투자 및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