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마이클 브라운 군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집회 참석자들이 경찰차를 에워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세인트루이스 근교 퍼거슨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비무장 10대 흑인 사살 사건을 둘러싼 항의 시위가 1주일 넘게 폭력 사태로 이어진 가운데 제이 닉슨 미 미주리 주지사가 18일(현지시간) 주 방위군에 퍼거슨에서의 치안 유지를 돕도록 명령했다.

닉슨 주지사는 퍼거슨에 대한 통행 금지령이 이틀째 계속되는데도 경찰과 시위대 간에 폭력적인 충돌이 그치지 않자 이날 새벽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이날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추모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사용했다.

퍼거슨 경찰 대신 치안 유지에 나선 고속도로순찰대의 론 존슨 대장은 최루가스 사용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고 총격과 약탈, 기물 파손을 계속하는데 따른 대응이라고 말했다.

이날 충돌은 브라운에 대한 1차 부검 보고서가 공개된 뒤 시위가 격화되면서 빚어졌다. 부검결과 브라운은 머리에 2발을 포함해 최소 6차례 총을 맞았다고 법의학자와 가족 변호사들이 밝혔다.

그는 오른 손에도 총을 맞았으며 이것은 그가 손을 들고 있었을 때나 아니면 그가 경찰에게 등을 돌릴 때 일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즉 '격렬한 몸싸움에 따른 정당한 발포'라는 경찰측의 주장과 달리 브라운이 저항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 오바마대통령 법무장관 급파…사태 진화에 전력

사태가 확산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하계휴가에서 돌아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금주에 퍼거슨에 가서 브라운 사망과 관련해 별도의 수사를 벌이고 있는 연방수사국(FBI)과 다른 관리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브라운의 사망으로 인한 격분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런 분노 끝에 약탈을 하고 경찰을 공격하면 혼란과 긴장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불법 시위대를 향해 경고했다.

그는 또 “앞으로 며칠 간 주방위군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 경찰지지 백인 '맞불시위'…인종갈등 비화 조짐

하지만 사태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피해자가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이고 총을 쏜 경관이 백인이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논란의 가능성이 다분한데다 당국의 늑장·과잉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7일 세인트루이스 도심에서는 100여 명의 백인이 총격을 가한 경찰의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맞불시위'를 벌이는 등 자칫 인종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우리들의 경찰을 지지하자', '퍼거슨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흑인들의 살해 협박에 시달리는 윌슨 경관과 가족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쳤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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