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2분기 1조1037억 손실…창사 이래 최대

▲ 현대중공업이 울산조선소. (사진 = 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 3사가 4년 전 저가 수주로 인한 손실이 돌아오며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1, 2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상반기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조선 3사의 ‘부실 털어내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들 대형 조선사들은 조선경기가 침체된 2010~2012년 당시 원가 이하로 수주한 물량에 대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4년이 지나 손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손실(1조1037억원)을 기록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에도 일부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분기당 손실 규모는 상당히 줄겠지만 흑자로 곧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부실을 털어내는 마무리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그나마 하반기 실적이 다소 낙관적이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 영업이익 26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1분기에 5000억원 규모 충당금을 적립해 저가 수주에 따른 손실을 미리 반영했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다시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달리 1분기(806억원)에 이어 2분기(1026억원)에도 흑자를 냈다.

하지만 아직 부실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대규모 해양플랜트 사업이 남아 있는 만큼 영업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 6월 올시즈그룹에서 수주한 두 건의 초대형 해양플랜트 플랫폼 설치선 등이 잠재적 손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힌다.

올시즈 프로젝트는 현재 매우 발주사와 대우조선해양 모두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며 완공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설계 변경의 책임이 발주사에도 상당 부분 있기 때문에 발주사에 추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의 손실폭은 최소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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