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다세대 주택 물건 수 2293개… 7년 7개월 내 최다
올 7월 들어 법원 경매에 나온 수도권 소재 연립-다세대(이하 다세대로 통칭) 주택이 2006년 12월 이후 월간 물량 기준 최다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도권 다세대 주택 낙찰가율이 2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입찰자수도 상반기와 비교하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는 물론 다세대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준 금융기관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경매정보를 통합제공하는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7월 들어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다세대 물건 수는 모두 2293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098개) 대비 9.3% 증가한 것으로 2006년 12월(2568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처럼 경매로 넘겨지는 다세대 주택 물량이 늘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이를 매끄럽게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수세가 물량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수도권 다세대 주택 낙찰가율은 71.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74.3%로 연중 고점을 찍은 후 6월 72.9%로 내린 데 이어 2달 연속 하락한 결과다.
실제 경매에 참여한 입찰자 수도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7월 입찰자 수는 전월(2137명) 대비 12.6% 늘어난 2406명으로 집계됐다. 6, 7월만 놓고 보면 입찰자 수가 늘었지만 이는 6월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여파로 발생한 기저효과로 풀이됐다.
올해 들어 다세대 주택 경매에 참여한 입찰자 수가 1월 2088명, 2월 2413명, 3월 2818명, 4월 2648명, 5월 2836명이었음을 감안하면 6~7월 들어서는 사실상 입찰자 수가 감소한 양상이다. 아울러 지난 3월 4.9대 1까지 오르는 등 2월 이후 꾸준히 4명 선을 유지하던 입찰경쟁률도 6, 7월에는 3.5대 1, 3.7대 1로 각각 떨어져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사실은 채무자와 채권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무자는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채권자는 빌려준 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하는 케이스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역별로 보면 특히 다세대 주택 담보대출 비중이 큰 2금융권의 채권회수 난이도가 올라갈 전망이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7월 다세대 물건 2293개 중 경매신청 채권자가 2금융권인 물건은 전체의 65.1%인 1492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1금융권에서 경매 신청한 다세대 주택 물건 수는 전체의 12.6%인 288개에 그쳤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다세대 주택은 시세 상승에 따른 차익을 거의 기대할 수 없고 입지나 상품성 면에서 아파트보다 처지는 경우가 많아 매매가 쉽지 않다”며 “이에 따라 통상적인 경매 낙찰가율도 아파트에 비해 평균 6~8%p 가량 낮게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는 중소형 저가 물건을 찾는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지만 수도권 다세대 주택은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인 채 방치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고착화될 경우 채권자 비중이 높은 2금융권 역시 악성채무에 직면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