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과 2013년 10년 전후비교 금융지식 45.2으로 고작 3.4점 올라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장기화 등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사회초년생으로 나설 고등학생 금융지식이 평균 48.6점(100점 만점)으로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실시한 서울-수도권 소재 고2학생들의 평균점수 45.2점보다 3.4점 높았으나 여전히 50점 이하로 조사돼 생활 금융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회장 민상기, 서울대 경영대 명예교수)는 설립 10주년을 맞아 최현자 교수(서울대 소비자학과)에 의뢰해 조사한 ‘2003-2013년 청소년 금융이해력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소득의 이해 (54.3점) ▲자금관리(화폐관리)의 이해(40.5) ▲저축과 투자의 이해(47.3) ▲지출과 부채의 이해(50.5) 등 4개 영역에서 이뤄졌다.

조사대상 4개 영역 중 가장 점수가 낮은 분야는 40.5점을 기록한 ‘돈관리’였다. 이는 10년 전 39.2점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지 않아 재무관리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함을 보였다.

10년 전후 금융이해력지수 비교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을 추월해 더 똑똑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조사에서는 남학생(46.6점)이 여학생(43.7점)보다 높았으나2013년에서는 여학생이 48.9로 남학생 48.4점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했다.

한편 응답자 학생 중 학교 3곳 중 1곳만이 ‘학교에서 금융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학교 금융교육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금융이해력이 평균 3.1점 높았다.

이는 사회생활을 앞둔 청소년기 학교에서의 생활금융 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자녀(월소득 150만원 미만) 학생들 금융지수가 지난 10년간 40.6점에서 48.9점으로 8.3점으로 급등했으며 평균점수를 웃돌았다.

또한 고교생 3명 중 1명은 “우리집 월소득은 아예 모르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중 64%는 금전관리 방법에 관한 지식습득을 “가족간 대화를 하면서 배운다”고 답해 가정 금융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중소도시 학생간 격차가 여전했는데 이는 금융 교육 수혜가 서울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돼 지방을 중심으로 청소년 금융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계속 개선해 나가야 함이 요구됐다.

한편 자금관리(화폐관리) 이외에도 저축과 투자에 대한 금융 이해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된 반면 ‘지출과 신용의 이해’(50.5) 부문은 2003년 44.01점보다 크게 높아졌는데 이는 신용불량자 문제의 주범인 신용카드에 대한 사회 현상으로써 그나마 높은 점수를 보였다.

최현자 교수는 “학생들이 돈에 대한 재무관리를 전혀 모르고 있다. 인생설계의 절반이 재무 설계인데 앞으로 금융의 위험성이나 재무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관계자는 “10년 전 조사보다 약간 상승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학교 정규과목에서 금융경제가 소외되는 현실에서 빚어지는 안타까운 현상”이라며 “학교 밖 교육에서라도 금융이해력을 향상시키는데 우리 사회가 노력해 이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데 필요한 요소를 갖출 수 있게 무장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등학생 대상 금융이해력 측정은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가 최현자 교수(서울대 소비자학과)에게 의뢰해 지난 5월 1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소재(제주 제외) 32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49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서울, 광역시, 지방중소도시 학생을 1/3씩 표집했으며 인문계고 80%, 전문계고 20%다.

설문 문항은 미국 청소년 경제교육단체 ‘점프스타트’가 개발한 설문지를 토대로 우리나라 금융 환경과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것으로 소득, 금전관리(화폐관리), 저축과 투자, 지출과 신용(부채)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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