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증권 안산지점 조선기 지점장

주가의 움직임은 예측이 어렵다. 온갖 데이터와 신뢰할만한 지표를 동원하여 첨단 과학적 기법을 적용했다 해도 예측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거시적 범주의 예측은 그나마 어느 정도 과학적 분석으로 예측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개별 종목에 대한 주가의 예측은 마치 땅에 부딪쳐 튀어 오르는 럭비공처럼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주가예측이 불가능한 것은 500 항목이 넘는 각종 변수가 시장내외의 상황과 이를 반영한 군중심리에 따라 요동치기 때문이다.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손꼽히는 아이작 뉴튼의 주식투자 실패와 1602년 세계 최초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증권거래소가 개장된 이래 수 백 년이 지나는 동안 주가예측을 주제로 한 박사학위가 한 차례도 수여되지 못했음은 주가예측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웅변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주식시장 주변에는 늘 소문이 무성하기 마련인데 특히 개인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온갖 루머는 때때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신뢰성 자체에도 치명적인 흠집을 내곤 한다.

신문과 방송에는 고수익을 미끼로 대중을 유혹하는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금융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미국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변되는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 월가의 유명한 펀드매니저인 메이도프가 주도한 50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극이 발생한 적이 있다.

버나드 메이도프는 나스닥 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고수익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원금을 앞사람의 수익금으로 지급한 전형적인 폰지사기였다. 피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유명연예인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 그리고 유수의 금융기관들도 그 사기에 놀아난 황당한 사건이었다.

문제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사람을 현혹하는 사기를 어떻게 감별하느냐의 문제인데 미국 MIT 교수인 앤드류 로는 “겉보기에 수익이 너무 좋으면 진실이 되기 어렵다”라고 말하며 연속적인 투자 상관성이라는 개념으로 사기와 정상적인 투자를 구별한 바 있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 해도 간혹 삼진을 당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본래 복잡다기하다. 이 복잡함 때문에 온갖 소문이 횡행하고 이 소문에 기대어 고수익을 약속하는 주장이 난무한다. 손쉬운 수익을 좇아 개인투자자들이 이 황당한 상황 속으로 뛰어드는데 이때 다시 한번 앤드류 로의 단순한 법칙을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겉으로 너무 좋으면 그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눈 앞의 현란한 유혹이 참을 수 없을 경우 되새겨 볼 만한 지혜로운 언명이다.

SK증권 안산지점 조선기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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