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시 침체 여파로 상당수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가 당초 계획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바람에 당초 발행 예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 발행가를 확정해야 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당초 발행예정가가 주당 6만9300원이었으나 실제 발행 가격은 6만600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 규모도 1108억원에서 969억원으로 139억원이나 줄었다.

▲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상장회사 중 유상증자를 실시한 회사 수는 102개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8개사(15%) 감소했다.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사는 37개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개사(14.0%) 줄었다. (자료=예탁결제원 제공)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2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2대 주주인 쉰들러 홀딩 아게가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업이 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기준가격(청약일까지의 주가 평균)이 하락하기 때문에 당초 목표로 한 자금 조달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진다.

루미마이크로도 당초 유상증자를 통해 67억원의 시설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37억625만원을 조달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증자를 발표한 뒤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져 신주발행 가격을 당초 주당 2655원에서 2050원으로 조정했기 때문이다.

코리아써키트도 유상증자를 통해 22억2339만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조달 금액은 22억219만원으로 줄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를 통한 전체 자금조달 금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상반기 유상증자 금액이 3조8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27억원(18.1%) 줄었다”고 밝혔다.

상반기 상장사 중 유상증자를 실시한 회사 수는 10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개사(15%) 감소했다. 증자주식 수는 12억4300만주로 전년 동기 대비 4주(0.3%) 증가했다.

강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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