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경제팀 한우영 기자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로 새벽 손님이 크게 줄었어요. 가장 바쁠 새벽 한 두시쯤에도 손님이 없어 일찍 마무리 했습니다” 서울에서 개인 택시를 운행 하는 김모(56)씨는 최근 세월호 침몰 이후 택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났다. 전국민적인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종 행사와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등 관련업계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4~6월 예약률은 전년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롯데 호텔도 가정의 달을 맞아 준비한 이벤트를 전부 취소하고, 각종 연회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을 찾는 고객 발길도 뜸해졌다. 참사 뒤인 16~22일 개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4% 가량 감소했다.

이에 경제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세월호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3.9%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처럼 살아난 경제회복의 불씨도 세월호 참사로 인해 위태로워지고 있다.

물론 세월호 사고에 대한 수습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 촉진을 촉구하는 것은 아직 이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슴 찢어지는 고통에도 삶은 지속 된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식당 주인이나 택시 기사 등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이다.

지금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실종자 구조작업이 무사히 마무리되길 바라는 것과 더불어, 차분하게 제 자리를 찾고 본업에 충실히 하는 것이다. 가라앉은 세월호처럼 우리 경제도 가라앉게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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